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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결장+골대 두 방!' PSG, BVB 원정서 0-1 패배...UCL 결승 진출 '적신호'

[OSEN=정승우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의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강인(23, PSG)은 결장했다. PSG는 2일 오전 4시(한국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차전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맞대결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도르트문트가 우위를 점했다. PSG는 오는 8일 홈에서 열릴 2차전에서 두 골 차 이상 승리를 거둬야만 연장전 없이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원정팀 PSG는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브래들리 바르콜라-킬리안 음바페-우스만 뎀벨레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파비안 루이스-비티냐-워렌 자이르 에머리가 중원에 섰다. 누노 멘데스-뤼카 에르난데스-마르퀴뇨스-아슈라프 하키미가 포백을 꾸렸고 지안루이지 돈나룸마가 골문을 지켰다. 이강인은 벤치에서 시작한다. 홈팀 도르트문트는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니클라스 퓔쿠르크가 홀로 득점을 노렸고 카림 아데예미-율리안 브란트-제이든 산초가 공격 2선에 섰다. 엠레 잔-마르셀 자비처가 중원을 채우고 이안 마트센-니코 슐로터벡-마츠 훔멜스-율리안 뤼에르손이 포백을 세웠다. 골키퍼 장갑은 그레고어 코벨이 꼈다.  PSG가 먼저 득점을 노렸다. 전반 11분 박스 앞에서 공을 잡은 뎀벨레는 강력한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도르트문트가 바로 받아쳤다. 전반 14분 산초가 긁어낸 공을 전방으로 곧바로 연결했고 브란트는 침투하는 자비처에게 패스했다. 순각적으로 골키퍼 코앞에 도착한 자비처는 슈팅했지만, 돈나룸마가 몸으로 막아냈다. 다시 PSG가 기회를 엿봤다. 전반 17분 박스 앞에서 하키미의 패스를 받은 뎀벨레가 다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이번에도 골문을 빗겨갔다. 전반 29분 도르트문트가 골문을 두드렸다. 박스 앞에서 공을 잡은 산초는 유연한 드리블로 수비를 제쳐낸 뒤 박스 안으로 진입했고 수비수들의 시선을 모은 뒤 박스 바깥에 비어 있던 브란트에게 패스했다. 브란트는 그대로 중거리 슈팅을 때렸고 마르퀴뇨스가 머리로 걷어냈다. 도르트문트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36분 슐로터벡이 한 번에 넘겨준 패스를 받아낸 퓔크루크는 순식간에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았고 곧장 낮고 빠른 왼발 슈팅을 때렸다.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이 장면에서 PSG의 악재가 닥쳤다. 퓔크루크의 슈팅을 막으려던 뤼카 에르난데스가 발목을 접질리면서 루카스 베랄두와 교체됐다. PSG가 다시 위기를 넘겼다. 전반 44분 아데예미의 크로스를 박스 안에서 지바처, 퓔크루크가 주고받았고 자비처가 빠른 왼발 슈팅을 날렸다. 돈나룸마가 어렵게 막아냈다. 전반전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지만, 도르트문트가 한 골차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후반 3분 PSG가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박스 바깥에서 공을 잡은 바르콜라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고 코벨이 잡아냈다. 후반 6분 PSG가 아쉬움을 삼켰다. 박스 안 왼쪽 측면에서 음바페가 때린 슈팅이 골대를 때렸고 튀어나온 공이 혼전 상황 후 하키미에게 연결됐다. 하키미의 슈팅도 골대를 때렸다. 다시 PSG가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8분 왼쪽 측면을 뚫어낸 바르콜라가 음바페에게 패스했고 음바페는 곧장 슈팅했다. 코벨이 잡아냈다. PSG가 큰 기회를 놓쳤다. 후반 11분 마르퀴뇨스의 전진 패스가 센터백과 풀백, 골키퍼 사이로 날카롭게 들어갔고 루이스가 달려들어 헤더로 연결했다. 골문을 빗겨갔다.  도르트문트가 오랜만에 득점을 노렸다. 후반 15분 오른쪽 측면을 뚫어낸 산초가 정확한 크로스를 올렸고 퓔크루크가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넘겼다.  득점이 급해진 PSG가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후반 20분 바르콜라 대신 랑달 콜로 무아니를 투입했다. 후반 21분 다시 도르트문트가 찬스를 만들었다. 박스 근처 왼쪽에서 마트센이 프리킥을 처리했고 이를 퓔크루크가 헤더로 연결했다. 공을 골문을 외면했다.  PSG가 다시 땅을 쳤다. 후반 27분 역습 과정에서 박스 안 공을 잡은 음바페가 뎀벨레를 향해 공을 띄워줬다. 뎀벨레는 슈팅했으나 코벨이 쳐냈다.  후반 35분 다시 PSG가 찬스를 놓쳤다. 한 번에 찌른 패스를 하키미가 박스 안에서 잡아냈고 비어 있던 뎀벨레에게 패스했다. 뎀벨레는 곧장 슈팅했지만, 크로스바를 넘어갔다.  도르트문트가 교체 카드를 사용했다. 후반 37분 공수 맹활약을 펼친 아데예미를 벤치로 불러들이고 마르코 로이스를 투입했다. PSG가 위기를 넘겼다. 후반 38분 산초가 찔러준 공을 브란트가 박스 안에서 잡아냈고 지체 없이 슈팅했지만, 마르퀴뇨스가 몸을 날려 막았다.  후반 45분 PSG가 기회를 잡았다.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자이르 에머리가 헤더로 연결했고 아쉽게 골문 위를 넘어갔다. 후반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다. 경기는 도르트문트의 1-0 승리로 막을 내렸다. /reccos23@osen.co.kr 정승우(reccos23@osen.co.kr)

2024-05-01

‘9세 연하♥’ 조세호, 방송 최초 고백 “10월 20일 결혼, 잘 준비할 것” (‘유퀴즈’)[Oh!쎈 포인트]

[OSEN=박하영 기자] ‘유 퀴즈 온 더 블럭’ 조세호가 9살 연하 여친과의 결혼식 날짜를 최초로 발표했다. 5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서는 ‘만개’ 특집으로 진행된 가운데 조세호의 결혼 발표 현장이 공개됐다. 이날 조세호는 “아이고 예비 신랑”이라고 유재석이 웃으며 환호하자 “부끄럽습니다”라고 등장했다. 그리고 자막에는 ‘조셉이 드디어 장가를 갑니다’라고 흘러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러자 제작진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예랑이. 결혼 전제에서 품절남으로~’라는 문구가 적힌 꽃다발과 함께 축하의 박수를 보냈다. 그러자 유재석은 “제작진에게 연락을 했다고, 발표를 여기서 하고 싶다고 한던데”라고 물었다. 조세호는 “그래도 좋은 소식 있으면 예전부터 ‘’유퀴즈’에서 인사를 드리겠다’ 말씀드렸는데”라며 “10월 20일에 결혼을 한다”라고 수줍게 밝혔다. 그런 가운데 유재석은 조세호가 “결혼식 사회는 남창희가 본다. 재석이 형님은 워낙 바쁘셔서”라고 하자 “난 하객이냐”라고 물으며 “바쁘면 못 가도 되나요?”라고 장난을 쳤다. 이에 조세호는 “아뇨. 와야 된다”라고 단호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실 유재석은 조세호의 결혼 소식을 미리 들어 알고 있었다고. 이에 조세호는 “재석이 형한테 제일 먼저 말씀드렸다”라고 덧붙였다.  조세호는 결혼을 앞둔 소감으로 “일단은 저도 태어나서 처음 경험해보는 거라. 정말 많이 떨리기도 하면서 잘 준비해보고 싶다.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리고 싶다. 꽃다발까지 준비해주실 줄 몰랐는데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이에 유재석은 “결혼 발표를 우리 세호 씨하고 예비 신부님께서 하셨는데 진심으로 두 분 행복하시길 바란다”라고 축하했다. 한편, 조세호는 지난 1월 ‘9세 연하’의 회사원 여자친구와 결혼 전제로 열애 중인 사실을 밝혔으며, 오는 10월 20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mint1023/@osen.co.kr [사진]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화면 캡처 박하영

2024-05-01

"이정후 홈런 강탈당했다, 펜웨이파크 밤 바람에…" 26개 구장에서 넘어갈 타구 '아깝다'

[OSEN=이상학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홈런 하나를 아깝게 놓쳤다. 지난 1912년 개장해 올해로 112년째가 된 메이저리그 대표 ‘클래식 구장’ 펜웨이파크를 넘기지 못했다.  이정후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 선발 출장,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팀은 0-4로 패했고,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2할5푼9리(108타수 28안타)로 떨어졌다.  9회 마지막 타석이 아쉬웠다. 선두타자로 나온 이정후는 보스턴 우완 불펜 저스틴 슬레이튼의 6구째 몸쪽 높게 들어온 시속 90.6마일(145.8km) 커터 받아쳤다. 타구 속도 100마일(160.9km), 발사각 34도로 377피트(114.9m)를 날아갔지만 보스턴 우익수 윌리어 아브레유에게 잡혀 뜬공으로 물러났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이정후의 9회 우익수 뜬공 타구는 안타 확률 37%로 리그 전체 30개 구장 중 26개 구장에서 홈런이 될 타구였다. 펜웨이파크를 비롯해 캔자스시티 로열스의 코프먼스타디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오클랜드 콜리세움, 워싱턴 내셔널스의 내셔널스파크 등 4개 구장에서만 넘어가지 않는 타구였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주관 방송사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 중계진도 이정후의 9회 타석 순간에 “멋지게 잘 쳤는데 펜웨이크파크의 추운 밤에 (홈런을) 강탈당했다. 홈런에 가까운 타구였지만 날이 차고, 바람까지 불어 타구가 갇혔다. 홈플레이트 위쪽 깃발을 보면 바람 부는 방향을 알수 있다”며 맞바람으로 인해 타구가 뻗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펜웨이파크 온도는 섭씨 11도로 쌀쌀하고 흐린 날씨였다. 밤 공기가 차면 공기 밀도가 높아져 타구가 멀리 뻗지 않는다. 여기에 좌측 방향으로 시속 2마일(3.2km) 맞바람이 불어 이정후의 홈런성 타구도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좌타자가 홈런을 치기 어려운 펜웨이파크의 구장 특성도 작용했다. 좌측 펜스 높이가 11m에 달하는 ‘그린몬스터’로 유명한 펜웨이파크는 홈에서 우측 폴대까지 거리가 92m로 짧지만 폴대 왼쪽으로 크게 커브를 그리며 중앙 펜스로 이어진 구장 특성으로 인해 우측 펜스까지 거리는 116m에 달한다. 우중간 가장 깊은 곳까지는 무려 128m에 이를 정도로 깊어 좌타자들이 가장 홈런 치기 어려운 구장이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좌타자 중 펜웨이파크에서 홈런 손맛을 본 선수는 추신수(4개), 최지만(3개), 배지환(1개) 등 3명이 있다. 그런데 추신수는 3개가 중월 홈런, 1개가 좌월 홈런으로 우측 담장을 넘기진 못했다. 배지환도 좌측으로 밀어서 넘긴 홈런이었다. 최지만이 유일하게 펜웨이파크 우중간을 넘어가는 홈런을 2개나 터뜨렸다.  한편 이정후는 올 시즌 28경기 121타석에서 홈런 2개를 기록 중이다. 지난 3월31일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8회 좌완 사이드암 톰 코스그로브에게 우월 솔로포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고, 지난달 2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오라클파크 홈경기에서 1회 우완 잭 갤런에게 우측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기는 솔로포로 시즌 2호 홈런을 기록했다. /waw@osen.co.kr 이상학(jpnews@osen.co.kr)

2024-05-01

승리는 '형' 허웅에게, 하지만 '시선'은 2G 연속 풀타임 맹활약 '동생' 허훈에게[오!쎈 부산]

[OSEN=부산, 노진주 기자] 승리는 '형' 허웅(부산 KCC 이지스)이 챙겼지만 시선은 오히려 '동생' 허훈(수원 KT 소닉붐)에게 향했다. 흔들림 없이 2경기 연속 '풀타임'으로 코트를 누볐기 때문이다. 결국 KCC의 4차전 승리는 '체력 소모가 클' 허훈을 제대로 막느냐의 여부에 달렸다.  허웅은 지난 1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KT 소닉붐과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3차전에 35분 18초 출전, 26점을 기록하며 팀의 92-89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반면 빛나는 개인 기량을 뽐낸 허훈은 잘하고도 이기지 못했다. 이날 승리로 KCC는 시리즈 전적 2승 1패, 우위를 점했다.  앞서 원정 1차전에서 KCC는 17점 차 완승을 거뒀지만, 2차전에선 4점 차로 패했다. 홈으로 자리를 옮겨 치른 3차전에서 KCC는 다시 승리를 따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1승 1패 후 3차전 승리팀의 플레이오프 우승 확률은 69.2%(9/13회)다. 챔피언결정전에서 KCC가 우승한다면 13년 만에 통산 6번째 우승을 달성한다. KT가 정상에 오르면 구단 역사상 최초다. 이번 시즌 두 팀의 정규리그 상대 전적은 3승 3패다.  KT에선 허훈이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7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팀 패배를 막진 못했다.  ‘형’ 허웅은 ‘승리’를 챙겼지만, 허훈 역시 빛났던 경기다. 출중한 개인 기량을 뽐냈다. 경기 결과는 ‘패자’였지만 모두의 인정을 받았다.  허훈은 2차전 때 40분 풀타임 소화한 데 이어 3차전에서도 40분을 소화했다. 1차전 땐 1쿼터 중반에 투입됐다. 앞서 2차전에서 허훈은 펄펄 날았다. 특히 고비에서 빛났다. 그는 끌려가던 3쿼터에서 60-60 균형을 맞추는 득점을 올렸고, 패리스 배스와 호흡을 자랑하며 맹활약을 이어갔다. 종료 직전엔 천금 같은 자유투 득점을 추가했다. '적장' 전창진 KCC 감독이 극찬할 정도였다. 그는 경기 후 "허훈이 대단하더라. 그런 정신력이라니"라며 감탄했다. 2차전 상당한 체력 소모로 인해 3차전 풀타임은 어려울 것이란 시선이 있었지만 허훈은 보란 듯이 코트 위를 휘저었다. KT는 외국인 주포 배스가 수비에 막히며 20점에 그쳤지만 허훈이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계속 득점을 쌓으면서 KCC와 4쿼터까지 접전을 펼쳤다. 한 끗 차이로 패했다. 적으로 상대한 ‘동생’ 허훈의 플레이에 허웅은 혀를 내둘렀다. 그는 “친동생이지만 정말 존경한다. 열정, 투지, 기술 모두 인정한다. 에피스톨라가 가장 막기 힘든 선수는 허훈이라고 하더라. 괜히 ‘넘버원 포인트가드’ 별명이 생긴 게 아니란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전창진 KCC 감독은 “허훈이 치고 들어갔을 때 헬프 수비가 잘 되지 않았다. 돌파에 의해 득점을 내주는 것을 잘 막아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결국 KCC가 4차전 승리를 따내기 위해선 허훈을 막느냐 막지 못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jinju217@osen.co.kr 노진주(jinju217@osen.co.kr)

2024-05-01

'발사각 39.6도-체공시간 6.6초' 놀라운 천재타자, 괴력의 홈런 터졌다..."직구 노렸다"

[OSEN=창원,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김범석이 또 괴력의 홈런을 터뜨렸다.  김범석은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김범석은 선발 출장한 10경기에서 홈런 3개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성적은 13경기에서 홈런 3방과 함께 타율을 3할7푼5리까지 끌어올렸다.  김범석은 2회 2사 후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카스타노와 승부에서 1~2구 직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봤고, 3구째 슬라이더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1-1 동점인 5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카스타노의 체인지업을 때려 포수 앞에서 바운드 돼 투수 키를 넘어가는 중전 안타를 때렸다. 이후 후속타자의 사구, 내야 안타와 상대 실책으로 득점까지 올렸다.  6회 1사 1루에서 카스타노 상대로 초구 한가운데 직구(146km)를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3호 홈런. 6-1로 달아나는 쐐기 투런 홈런이었다.  벼락같은 스윙으로 타구속도는 172.3km, 발사각은 39.6도였다. 체공 시간은 무려 6.6초나 됐다. 타구가 하늘 높이 솟구쳤다가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하늘을 뚫을 정도로 높은 포물선의 홈런”이라며 "보통 홈런 타구는 3초 정도인데, 김범석의 홈런은 5초 이상인 것 같다"고 감탄했다. 김범석은 경기 후 “팀 승리에 도움이 돼서 기쁩니다”라고 홈런 소감을 말했다. 이번 홈런도 수읽기의 승리였다. 김범석은 홈런 상황을 묻자 “첫 번째와 두 번째 타석에서 직구를 스트라이크 존으로 그냥 흘려보내고 반응을 안 했기 때문에 세 번째 타석에도 무조건 직구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며 직구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카스타노가 던진 직구는 한가운데로 몰렸고, 김범석은 벼락같이 배트를 휘둘러 히팅 포인트에 제대로 걸려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이어 “체인지업이 좋은 투수여서 처음 두 타석에는 직구랑 체인지업 구분하는 게 좀 어려웠고, 좋은 코스로 들어오기도 했다. 낮은 코스로 정확하게 들어오니까 좀 어려웠는데, 세 번째 타석에서 홈런 칠 때는 직구를 노리고 있었고 또 한가운데로 왔다”고 말했다.  10경기 연속 선발 출장하고 있다. 경기 전에는 박경완 배터리 코치와 포수 훈련으로 남들보다 많은 훈련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김범석은 “체력은 전혀 문제없고 매번 경기 나가는 게 이제 좀 재미있고 그다음에 또 좋은 성적 나니까 더 좋은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범석은 3번과 5번으로도 출장했고, 최근은 6번에 꾸준히 배치되며 중용받고 있다. 김범석은 “경기에 나가서 좋은 활약 펼칠 수 있는 게 저한테는 좋은 경험인 것 같습니다. 경기 매일 나가는 게 행복한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선발로 출장한 10경기에서 홈런 3개를 기록했다. 앞으로 110경기나 남아 있다. 욕심이 날 수도 있다. 목표를 묻자 김범석은 “목표보다는 그냥 팀에 계속 도움이 되는 게 목표입니다. 딱히 홈런을 친다는 생각보다 그냥 똑같이 나갔는데 결과가 지금은 좋은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orange@osen.co.kr 한용섭(orange@osen.co.kr)

2024-05-01

"민희진, 뉴진스 '계약 해지권한' 달라고 해…하이브는 거절"

민희진 어도어 대표 측이 대표이사 단독으로 하이브에 '뉴진스의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하는 권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민 대표 측 법무법인은 올해 2월 이러한 내용이 담긴 주주 간 계약서 수정안을 하이브 측에 보냈다. 이는 지난 연말 양측이 '풋백옵션 배수 30배'와 '추가된 지분 5%에 대한 풋백옵션 적용' 등으로 줄다리기를 벌인 이후 나온 것이다. 통상 주요 엔터사의 경우 전속계약은 이사회 동의를 거친다. 기획사 입장에서 소속 가수의 전속계약권은 회사 운영에 필요한 핵심 자산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방탄소년단(BTS)도 "전속계약에 대한 재계약 체결의 이사회 결의를 완료했다"는 식으로 계약 성사를 공개한 바 있다. 블랙핑크도 "그룹 전속 계약 체결의 건에 대한 이사회 결의를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민 대표 측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뉴진스는 어도어 이사회나 하이브의 관여를 거치지 않고 민 대표의 의지만으로 전속계약을 끝낼 수 있게 된다. 현행 주주 간 계약상으로는 아티스트의 전속계약 해지는 다른 일반적인 엔터사와 마찬가지로 이사회의 승인을 얻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는 이 제안이 무리하다고 보고 거절하는 회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어도어 이사회는 3명으로, 민 대표 본인과 측근 신모 부대표·김모 이사까지 3명이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다만 현재 구조 아래에서는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가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어도어 이사진을 교체해 소속 가수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민 대표가 독단적인 전속계약 해지권을 가지게 된다면 하이브는 소속 가수(뉴진스)의 이탈을 막을 방도가 없어지게 되는 셈이다. 하이브는 민 대표 측의 이러한 요구가 지난달 25일 감사 중간 결과에서 공개된 '어도어는 빈 껍데기가 됨'이라는 대화록과 맥을 같이한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중간 감사 결과에 따르면 민 대표 측근 A씨는 ▲ 2025년 1월 2일에 풋옵션 행사 엑시트(Exit) ▲ 어도어는 빈 껍데기 됨 ▲ 재무적 투자자를 구함 ▲ 하이브에 어도어 팔라고 권유 ▲ 적당한 가격에 매각 ▲ 민 대표님은 어도어 대표이사 + 캐시 아웃(Cash Out)한 돈으로 어도어 지분 취득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민 대표 측은 이러한 방안이 '사담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 대표는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에서 "저는 경영권 찬탈, 이런 것에는 관심 없다. 저는 (경영권 찬탈은) 진짜 모르겠다"며 "뉴진스를 생각해서는 당연히 (뉴진스 멤버들과) 같이 해야죠"라고 말했다. 현예슬(hyeon.yeseul@joongang.co.kr)

2024-05-01

美연준, 금리 5.25~5.50%로 6연속 동결… 한국과 금리차 2%p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일(현지시간) 기준 금리를 현행 연간 5.25~5.50%로 또 동결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준에 있으며 최근 둔화세가 정체돼 있다고 평가하며 이같이 결정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시점 및 횟수 등에 대한 시장의 신중론이 더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 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0%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이후 이날까지 6회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7월까지는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연준은 이번 결정과 관련, "최근 지표에 따르면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계속 확장되고 있다"라면서 "고용 증가세는 여전히 강하며 실업률은 낮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지난 1년간 완화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최근 몇 달간 위원회의 물가 목표인 2%로 향한 추가적인 진전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연준의 이런 평가는 3월 회의 때와 비교해 "최근 물가 목표인 2%로 향한 추가적인 진전이 부족했다"는 표현이 추가된 것이다. 이는 최근 경제 지표에서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언급한 것이다. 연준이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3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 2월과 같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 대비 3.5% 오르면서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으며 이에 따라 연준의 금리 인하 신중론이 힘을 얻었다. 연준은 지난 3월 회의 때는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을 4.6%(중간값)로 제시했다. 이에 따라 당시에는 연내 3차례 정도 금리인하가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최근에는 시장에서 신중론이 커지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는 올해 한차례 정도의 금리 인하만 예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6월부터 양적긴축(QT) 속도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연준은 "6월부터 월별 국채 상환 한도를 월 600억 달러에서 250억 달러로 축소해 보유 증권의 감소 속도를 줄일 것"이라면서 "기관 부채 및 주택저당증권(MBS)에 대한 월 상환 한도는 350억달러로 유지하고 이 한도를 초과하는 원금 상환액은 국채에 재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연준의 기준 금리 동결로 한국(연 3.50%)과 금리차는 역대 최대 수준인 최대 2%포인트가 유지됐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혼조로 마감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37포인트(0.23%) 오른 3만7903.29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7.30포인트(-0.34%) 내린 5018.3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2.34포인트(-0.33%) 떨어진 1만5605.48에 장을 마감했다. 이해준(lee.hayjune@joongang.co.kr)

2024-05-01

파월 '매파 돌변' 우려했던 금융시장, 기존입장 재확인에 '안도'

파월 '매파 돌변' 우려했던 금융시장, 기존입장 재확인에 '안도' 예상 웃돈 물가 지표에 월가 긴장…파월, 추가 긴축 우려도 일축 전문가 "파월 발언 비둘기적"…美 국채금리 하락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1일(현지시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시장 기대보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정책 입장을 내비치면서 금융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를 앞두고 월가의 관심은 파월 의장이 얼마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인 메시지를 내놓을까에 쏠려 있었다. 올해 들어 1∼3월 내내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 수준인 2%를 웃도는 2%대 후반에서 굳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던 탓이었다. 1∼2월 예상을 웃돈 물가 지표를 두고 '단순한 요철(bump) 이상을 의미하는지 판단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다'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던 파월 의장도 3월 지표까지 둔화세가 중단된 것으로 나타나자 기존 입장을 철회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16일 공개 연설에서 "2% 물가 목표로 복귀하는 데 추가적인 진전의 부족(lack of further progress)을 보여준다"며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을 얻기까지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임을 인정했다. 나아가 미 노동부가 전날 발표한 1분기 고용 비용 지수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이날 회견을 앞두고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더욱 키웠다. 실제로 이날 FOMC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직후 나온 통화정책 의결문에는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진전을 보여왔다는 시각은 유지됐지만, 진전이 '현재 진행중'임을 가리키는 표현은 모두 삭제됐다. 그러나 이날 FOMC 회의 후 이어진 파월 의장의 회견에서는 시장 우려와 달리 추가적인 매파적 정책 기조 전환이 나타나지 않으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파월 의장은 1∼3월 물가 지표가 예상 수준을 웃돌았다면서 추가적인 긴축 시사 메시지 없이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을 얻기까지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라고 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나아가 현 통화정책 수준이 충분히 긴축적이라며 "다음 기준금리 변동이 금리인상이 될 것 같지는 않다"다고 해 시장을 환호하게 했다. 앞서 연준의 매파 성향 인사인 미셸 보먼 미 연준 이사는 지난달 공개 행사에서 "인플레이션 둔화세가 멈추거나 반등한다면 향후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로 높여야 할 필요가 생길 위험이 있다고 지속적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보먼 이사는 해당 견해가 자신의 기본 전망이 아니라고 전제했지만, 시장 일각에선 연준이 금리 추가 인상까지 고려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바 있다. 월가 전문가들도 이날 파월 회견을 비둘기파적으로 해석 분위기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파월 의장의 회견은 발언의 내용이나 어조 모두 시장이 FOMC 결정문을 해석한 것보다 뚜렷하게 비둘기파적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회견이 FOMC 위원들의 토의 내용 요약을 정확히 반영하는지, 아니면 파월 의장 개인의 시각이 반영된 것인지는 몇주 뒤 발표될 의사록을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37포인트(0.23%) 오른 37,903.29에 마감했다. 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약 4.63%로 FOMC 결과 발표 직전(4.65%) 대비 2bp(1bp=0.02%포인트) 하락했다. p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지헌

2024-05-01

콜롬비아, 이스라엘과 단교 선언…"대량학살 단호히 반대"

콜롬비아, 이스라엘과 단교 선언…"대량학살 단호히 반대" 중남미서 볼리비아·벨리즈에 이어 세번째로 이스라엘과 단교 이스라엘 외무 "역사는 괴물 편에 섰던 콜롬비아 대통령 기억할 것"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가자 지구에서의 무력 충돌과 관련해 '반(反)이스라엘' 노선을 견지하던 콜롬비아 정부가 이스라엘과의 단교를 선언했다. 구스타보 페트로(64) 콜롬비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수도 보고타의 볼리바르 광장에서 열린 노동자의 날 행진 및 집회에서 "내일(2일)부터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공식적으로 끊을 것"이라며 "우리는 대학살의 시대로 되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대통령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생중계된 이날 연설에서 페트로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대량 학살"이라고 재차 강조하며 "(그곳엔) 폭탄으로 인해 사지가 절단된 어린이와 아기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팔레스타인이 멸절하면 인류가 죽는 것과 같으며, 우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좌파 게릴라 출신인 페트로 대통령은 가자 지구에서의 무력 충돌에 대해 평소 이스라엘의 책임을 크게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다. 지난해 10월엔 이스라엘을 2차대전 당시 독일 나치에 비유하며 힐난했고, 2개월 전엔 식량 지원을 받으려다 수십명이 사망한 것에 대해 "대량 학살이며 홀로코스트를 떠올리게 한다"는 언급과 함께 이스라엘 무기 구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콜롬비아는 볼리비아와 벨리즈에 이어 중남미에서 세 번째로 이스라엘과 단교하는 국가로 기록된다고 현지 일간지인 엘에스펙타도르는 전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측은 페트로 대통령을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이스라엘 카츠(68)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역사는 구스타보 페트로가 아기를 불태우고, 어린이를 살해하고, 여성을 강간하고, 무고한 민간인을 납치한 인류 역사상 가장 비열한 괴물(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칭)의 편에 섰던 것을 기억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앞으로도 두려움 없이 우리 국민을 보호할 것"이라고 적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재림

2024-05-01

파월 "2%물가 확신까지 더 걸릴 듯…금리인상 가능성 낮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1일(현지시간) 연준의 다음 기준금리 변동 행보가 금리 인상이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또 그는 올해 들어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을 웃돌았다며 ‘2% 물가’라는 목표를 달성했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한 후 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파월 의장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경제 지표는 우리에게 (인플레이션이 2%로 향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했다”며 “특히 인플레이션 지표는 기대치를 웃돌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 같은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 종전에 기대했던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의 기준금리를 적절하다고 판단할 때까지 오랜 기간 유지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의 이런 발언은 지난달 16일 워싱턴 포럼 행사에서 한 발언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파월 의장은 현 연준의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2% 수준으로 낮출 만큼 충분히 긴축적이라고 판단한다며 추가 금리 인상 우려를 일축했다. 파월 의장은 “증거들은 현 통화정책이 긴축적이고 수요를 누르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현 통화정책 수준은 긴축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음 기준금리 변동이 인상이 될 것 같지는 않다”며 “우리가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긴축 정책을 얼마나 지속하느냐에 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 FOMC 후 회견에서 언급했던 ‘연내 금리 인하가 적절해 보인다’라는 언급이 이번 회견에서 사라졌다는 지적엔 “우리의 기준금리 결정은 다가오는 데이터에 의존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한영혜(han.younghye@joongang.co.kr)

2024-05-01

UCLA 친팔-친이 시위대 물리적 충돌...오늘 수업 전면 취소

UCLA 캠퍼스 내에서 친팔레스타인과 친이스라엘 시위대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진압 경찰이 투입되는 사태로 발전했다.  UCLA 시위는 전국의 다른 대학들과 마찬가지로 가자 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민간인 학살을 규탄하면서 평화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진행됐고 캠퍼스 내에 야영지를 세웠다. 그러자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시위대가 나타나 맞불 시위를 하기 시작했고 그러면서 양측이 대립하며 험악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모습이었다. 결국 어제(4월30일) 밤부터 오늘(5월1일) 새벽에 걸쳐서 양측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면서 최악으로 치달았다.  30일 밤 11시쯤 친이스라엘 시위대가 가드레일과 합판으로 구성된 친팔레스타인 야영지 바리케이드를 허무는 시도를 했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야영지를 향해 폭죽을 던졌고, 서로 몸싸움을 벌였고 후추 스프레이와 각목, 쇠파이프 등 둔기도 동원됐다. 진 블락 UCLA 총장은 LAPD 임시 국장에게 경찰력 투입을 요청했고, 캐런 배스 LA 시장은 CHP에 UCLA 캠퍼스에 경찰력을 투입해줄 것을 요청했다. 개빈 뉴섬 CA 주지사도 자신의 사무실이 UCLA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언급했다. LAPD와 CHP 경찰들은 1일 새벽 2시쯤 현장에 도착해 사태를 진압했다. 시위대 체포에 관한 정보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UCLA 측은 지난 밤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친이스라엘 시위대 충돌 이후에 캠퍼스 내 보안을 강화했고 대체적인 평화가 회복됐지만 방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UCLA는 캠퍼스 내 캠프를 만드는 행위에 대해서 불법이라며 캠프 참가 학생들이 징계를 받을 수있다고 경고했다.   학생이 아니고 대학과도 무관한데 캠프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경범죄로 처벌될 수있다는 것이 UCLA 발표 내용이다. UCLA 측은 안전을 위해 1일 수업을 전면 취소하기로 결정했으며 안전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박준한 기자 [park.junhan@koreadaily.com]팔레스타인 폭행 친팔레스타인 진영 양쪽 진영 사이 폭행 한인 캘리포니아 LA 로스엔젤레스

2024-05-01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AI에 소송한 시카고 트리뷴

시카고 트리뷴의 모기업이 OpenAI와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회사들은 텍스트를 기반으로 하는 생성형 AI(인공지능)인 ChatGPT와 코파일럿을 만든 회사다. 요즘 한창 전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만든 회사들이 신문사로부터 소송을 당한 셈이다.     소송의 핵심은 신문사들이 확보하고 있는 지적재산권을 이들 회사들이 만든 프로그램들이 침해했다는 것. 쉽게 말하자면 신문사들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뉴스룸을 운영하고 지면이나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기사를 제작해 구독자들에게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코파일럿 등은 이들이 힘들여 생산한 지적재산권을 아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소송에 원고로 참여한 신문사들은 코파일럿 등은 이런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하며 알려지지 않는 배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언론사가 중심이 돼 인공지능 프로그램 개발사를 상대로 한 소송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뉴욕 타임스도 지난해 말 같은 회사를 상대로 비슷한 유형의 소송을 제기한 바가 있다. 언론사 외 사진작가와 영상 제작자, 소설가 등도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상대로 이미 법적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요즘 세상이 모두들 인공지능에 몰두하다 보니 이런 소송도 많아지지 않나 싶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면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세상이 이런 방향으로 만들어지다 보면 피할 수 없는 관문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이전 비즈니스 모델은 신문사와 같이 막대한 인력과 재정을 투자해 독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생산하고 전달하며 피드백을 받는 것이었다. 지금은 인공지능이라는 마법을 지닌 테크업체들이 관련 정보를 자동으로 취합하고 가공해 의뢰자가 원하는 바를 무엇이든 만들어 내는 수단을 확보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을 비롯해 현재 전세계적인 트렌드를 보더라도 이제 인공지능은 누가 뭐래도 시대의 흐름이 되어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신문사의 소송은 이런 흐름을 어떻게든 되돌려보려는 안간힘이라고 봐야 할까?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무엇인지부터 살펴야 한다. 가장 유명한 ChatGPT의 경우 OpenAI라는 회사에서 개발한 대화형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인터넷 세상에 널리 깔린 광범위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이 된 프로그램이다. 사용자가 질문을 하면 문장으로 생성된 답을 제시하는 똑똑한 아이다. 딥 러닝과 같은 최신 기술을 적용해 주어진 질문이 무슨 뜻인지를 인식하고 독자적으로 작성된 콘텐츠를 제시할 수 있다. 2018년경 처음 개발된 이후 매년 학습 속도와 규모가 놀라운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 이제는 스마트폰에서도 ChatGPT를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예를 들자면 스마트폰을 사용해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예측 보고서를 만들어 달라고 하면 이 영리한 프로그램은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문장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 해외여행을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면 내 스케줄에 맞는 최적의 투어 일정을 짜달라는 간단한 명령만 하면 곧장 디테일한 투어 일정도 알려준다. 이 정도가 되니 대학 졸업 논문도 누구나 생성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하는 것이다.   이번 소송으로 다시 돌아오면 생성형 인공지능은 신문사의 지적재산권도 사용해 사용자의 질문에 텍스트로 대답하기 때문에 법적 침해 요소가 됐다. 그런데 신문사의 지적재산권이 어느 정도까지 인정할 것인지는 법원의 판단에 달렸다.     일반적으로는 지적재산권 관련 소송에서 ‘합당한 사용’이라는 원칙이 중요하다고 한다. 신문사 역시 책이나 영화, 노래를 바탕으로 기사를 생성할 경우 이 ‘합당한 사용’이라는 원칙에 부합하게끔 기사를 만들게 된다. 이런 원리로 ChatGPT 역시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합당한 사용'이라는 원칙에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곧 법원에서 어떤 목적으로 지적재산권을 사용했으며 시장에서 이 제품이 어떻게 작동을 하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야 잘잘못을 가릴 수 있을 것이다.     보통의 경우에는 팩트를 기반으로 한 언론사의 기사 등은 소설 등의 창작물을 다루는 것에 비해 ‘합당한 사용'에 포함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이마저도 얼마만큼의 지적재산권 내용을 사용했는지를 따져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른다. 복잡한 세상만큼이나 어떤 행위가 불법이고 어떤 것은 합법인지 따지기 어려운 세상에 살고 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세상이 인공지능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느낄 때는 ChatGPT의 가치가 시장에서 1조달러에 달하고 코파일럿 역시 약 900억달러짜리라는 점에서 실감할 수 있다. 전세계가 신기술에 열광하고 세상이 곧 인공지능에 의해 좌지우지된다고 느끼게 되는 시기도 멀지 않았을 수 있다. 이런 기술의 바탕에는 지적재산권이 관련 되어 있고 누군가는 힘들게 생산한 창작물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다른 방식으로 소비된다고 할 때 이에 따른 정당한 대가와 보상은 반드시 따라와야 한다고 믿는다. 그게 지적재산권의 핵심이다.     ChatGPT는 소송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입장문을 냈다. “우리는 제품을 만들고 디자인 하는 과정에서 뉴스 회사들을 지원하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전세계의 많은 뉴스 회사들과 건설적인 파트너십을 적극적으로 맺고 있고 이와 관련한 대화도 지속되고 있다. 이를 통해 많은 기회들을 살피고 우려에 대해 토론하며 해결책도 모색하고 있다. 발행인들과의 관계도 강화하고 구독자들에게는 뉴스의 경험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잠재성을 보고 있다"는 이들의 입장이 앞으로도 계속 지켜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시카고 트리뷴 인공지능 프로그램 생성형 인공지능 시카고 트리뷴

2024-05-01

알바 시장 '주전선수' 교체됐다…사장님들 "꼭 필요한 사람" [외노자, 공존의 시대]

울산시 남구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김문자(70)씨는 최근 주말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외국인을 채용했다.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20대다. 그는 아르바이트하면서 대학에서 공부하고, 국내 조선소에 전문인력으로 취업하는 게 목표라고 한다. 김씨는 "한국인 아르바이트 인력을 채용하는 게 제일 좋은데, 채용해도 설거지 등 식당 일이라는 게 쉽지 않다 보니 금방 그만두는 문제가 있다"면서 "언어 소통에 조금 불편함은 있지만 요즘 같은 '알바' 구인난에 꼭 필요한 사람이 외국인 근로자"라고 말했다. 외국인 고용허가제 20년을 맞아 일본·독일처럼 식당·편의점·카페 등 이른바 '알바 시장'에서도 외국인 근로자가 뜨고 있다. 구인·구직 포털 알바천국 구인공고 가운데 '외국인 가능' 조건을 내건 공고는 2020년 4.95%에서 2021년 6.32%, 2022년 7.23%, 지난해 8.54%로 증가 추세다. 지난해 12월 알바천국이 기업회원 111곳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절반이 넘는 응답자(52.3%)가 외국인 알바생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답했다. 긍정적인 인식을 가진 이유로는 '국적과 관계없이 근무 태도나 인성 등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65.5%(복수응답)로 가장 많았다. '구인이 어려운 상황에서 비교적 쉽게 채용이 가능한 편'이기 때문이란 응답이 32.8%로 다음을 차지했다. 외국인 알바생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응답자 중 56.9%는 '2024년 외국인 알바생을 고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알바천국 측은 "외국인 근로자가 일할 수 있는 업종이 음식점업 등으로 확대됨에 따라 알바 시장에서 외국인 고용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외노자 100만, 200만 시대가 다가올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울산시외국인주민지원센터 박유리 센터장은 "제조업 등 노동력이 더 필요해지는 만큼 200만 외국인 근로자 시대가 눈앞에 있다고 본다"면서 "다문화·다인종을 유럽이나 미국처럼 '시민' '주민'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강원도 여성가족연구원 이정민 연구위원은 "최근 국내 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정부 정책 기조는 거주에서 정주·이민 등으로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주자들을 단기간 투입하는 '노동력' 혹은 '대학 신입생 미충원' 문제를 임시해결하는 수단이 아닌 함께 더불어 살고, 함께 성장하는 주민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지역문화학회 박상언 회장(문화콘텐트학 박사)은 "K드림 외국인 근로자 증가 배경엔 고임금뿐 아니라, K팝 같은 한류와 관련한 문화적 인프라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본다"며 "드라마나 음악 등으로 접한 한국을 동경하고, 진짜 그 나라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갖고 한국행을 선택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youknow@joongang.co.kr)

2024-05-01

"모시러 왔다" 통역사 부르고 환영식도…농촌에 온 귀한 손님 [외노자, 공존의 시대]

━ 사람 없는 농촌 “외국인 노동자는 귀한 손님” 지난 3월 18일 충남 논산시 연무읍 한 딸기 농장. 지난해 10월 몽골에서 온 수렌호(33)·토야(30)·아요르쟌(40) 등 외국인 계절근로자 3명이 딸기를 따고 있었다. 이들은 몽골 현지에서 기업 관리직이나 미용사로 일했다. 농장주가 직접 고용한 캄보디아·네팔 근로자 4명(고용허가제 입국자)도 보였다. 한국인은 농장주 성효용(69)씨와 올해 89세인 동네 주민 1명이 전부였다. 성씨는 “마을 농사꾼 중 내가 제일 어리다”며 “딸기·포도·상추·양파 농사를 위해 1~6월까지 매일 7~8명이 필요하지만, 일꾼이 없어 외국인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업은 외국인이 없으면 안 될 정도로 인력난이 심하다. 그나마 계절근로자 덕분에 땅을 놀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논산시는 지난해 3월부터 연무농협 주도로 공공형 계절근로자를 쓰고 있다. 농협이 외국인 근로자 40명을 5개월(최대 8개월)간 계약직으로 고용하고, 일한 날만큼 급여를 준다. 연무농협 전담팀이 신청을 받아, 딸기 농가 등에 하루 단위로 인력을 파견한다. 인건비는 일꾼을 쓴 농가가 준다. 일당은 남성 9만원, 여성 8만5000원으로 책정했다. 연무읍에 있는 사설 인력중계소가 소개하는 인력보다 30% 정도 싸다. 연무농협 김춘길 과장은 “농민들이 인력사무소 대신 계절근로자를 먼저 찾는다”며 “하루 12만~13만원, 최대 16만원까지 치솟던 인건비 폭등 현상도 주춤해졌다”고 했다. ━ 19명 시작한 ‘계절근로자’ 10년 만에 4만9000명 계절근로자는 인구감소와 고령화 등에 따른 농어촌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2015년 도입한 제도다. 농가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몇 개월씩 일하는 농가형 계절근로자와 지역 농협이 일손 중계 역할을 하는 공공형 계절근로자로 구분된다. 법무부에 따르면 2015년 시범사업 때 전국에 19명이던 계절근로자 수는 2016년 200명, 2017년 1085명 지난해 3만2837명, 올해 4만9286명(배정 인원)으로 빠르게 늘었다. 전국 상당수 지자체가 계절근로자를 농가에 공급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농가인구 216만명 중 65세 이상 비율이 49.8%로, 10년 뒤인 2033년에는 56.2%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무농협 최용재 조합장은 “계절근로자를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온 노동자가 아니라, 양국을 잇는 문화대사로 상대할 필요가 있다”며 “외국인 노동자 권익뿐만 아니라 의무를 명시한 자체 복무규정을 만들어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무농협은 59.4㎡(18평)짜리 아파트 10채를 임대해 계절근로자에게 제공한다. 숙소 주변에 병원·식당·편의점· 은행 등 편의시설이 있다. 김춘길 과장은 “근로자 월급에서 거주비 15%를 공제하고 있지만, 월세(45만원)와 난방비, 전기료, 상하수도 요금 등을 내고 나면 비용이 웃돌 때가 많다”며 “초과 비용은 농협에서 대신 내준다”고 설명했다. 숙소마다 TV·가스레인지·냉장고·세탁기·선풍기·테이블 등 집기류도 마련했다. 최 조합장은 “병원 치료나 애로사항 청취를 위해 박사 출신인 몽골인 통역사를 채용했다”며 “대천해수욕장과 한옥마을에 관광을 다녀오고, 체육관을 빌려 농구·탁구 등 체육 활동도 지원한다. 농협 회의실에서 주 2회 한국어 교육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 아파트 숙소에 한국어 교육, 관광도 시켜줘 연무농협 계절근로자 사업은 초창기 어려움을 겪었다. “쉬는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 “능률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 “요령을 피우거나 늦게 온다”는 등 농가 불만이 많았다. 최 조합장은 “2차 사업을 앞두고는 직접 몽골에 건너가 계절근로자 면접을 봤다”며 “한국어 실력과 인품, 농사 경험을 묻는 등 263명을 직접 면접해 20명을 뽑았다. 고급 인력을 선발했더니 농가 불만도 사라졌다”고 했다. 논산시는 100억원을 투입해 양촌면 폐교 부지에 2025년까지 계절근로자용 공공기숙사 건립도 추진한다. 지상 3층 건물에 방 40실, 86명이 거주할 수 있는 규모다. 논산시 농촌인력지원팀 박병우 주무관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쓰고 싶어도 숙소를 갖추지 못하거나, 원룸 주인이 외국인 입주를 거부해 신청을 취소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고 말했다. 일부 지자체는 계절근로자 입국 환영식까지 열어주고 있다. 지난 3월 14일 올해 첫 계절근로자를 맞이한 충북 괴산은 입국환영식을 열었다. ━ “데리러 왔다니, 모시러 왔다” 입국 환영식도 이날 환영식이 열린 괴산농업기술센터 앞에는 캄보디아 출신 계절근로자 62명을 데리러 온 농가들이 차를 타고 속속 도착했다. 한 농장주에게 “계절근로자를 데리러 왔냐”고 묻자, 그는 “그렇게 말하면 큰일 난다. 귀한 손님이니 모시러 왔다”며 웃었다. 연풍면에서 감자·사과·옥수수 농사를 짓는 김모씨는 “운이 좋아서 몇 년 만에 처음으로 계절근로자 4명을 배정받았다”며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50만원을 주고 농장 근처에 주택 한 채를 빌려 근로자 전용 숙소로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괴산군 관계자는 “근로자 숙소는 냉난방 설비와 온수 샤워시설, 내부 잠금장치, 취사도구, 침구류, 소화기, 화재감지기 등을 갖춰야 한다”며 “비닐하우스와 컨테이너, 창고를 개조한 숙소에서 생활하는 걸 막기 위한 조처”라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외국인 근로자 이탈 현상도 감소 추세다. 법무부 통계를 보면 현장을 이탈한 외국인 계절근로자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2329명에 달했다. 다만 최근 이탈률은 2021년 17.1%에서 지난해 2.1%로 낮아졌다. 최종권(choi.jongkwon@joongang.co.kr)

2024-05-01

"발레? 시집 못 가" "한국인은 무다리"…이런 말 견뎌낸 맏언니 [유니버설발레단 40년 上]

유니버설발레단(UBC)이 창단 40주년을 맞았다. 마흔살이 된 UBC는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 발레단체로 우뚝 섰다. 곡절을 견뎠기에 흔들리지 않는, 이른바 불혹(不惑)에 이른 UBC의 오늘과 내일을 빚는 5인을 만났다. '백조의 호수'와 같은 클래식은 물론, '심청', '춘향', '코리아 이모션 정(情)'과 같이 한국 특유의 정서와 몸짓을 발레로 엮어낸 일군의 작품은 UBC가 일구어낸 쾌거다. 발레단을 이끄는 문훈숙 단장, 지난해 최고의 영예인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를 수상한 강미선 수석무용수의 인터뷰부터 소개한다. 발레 무대의 빛과 그림자를 아우르는 5인을 통해 한국 민간 발레의 얼굴이 된 UBC의 과거와 현재, 더불어 미래를 짚어본다. 이들을 찾아간 지난달 16일 오후 유니버설발레단은 창단 40주년 공연 '로미오와 줄리엣' 연습 열기로 후끈했다. 케네스 맥밀란 경 안무 버전으로 올라가는 공연은 5월 10~12일 예술의전당 무대를 수놓는다. ━ 문훈숙 UBC 단장 "韓 발레 나침반...민간 국가대표 자신감" 발레 무용수는 몸을 조각한다. 골격과 근육을 매일의 연습으로 다듬고 깎아내 천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그 과정은 피 땀, 눈물을 동반한다. 연습실에 반창고와 상비약이 준비되어 있는 까닭. 그렇게 빚어진 결과물인 발레 무용수들의 몸은 그 자체로 예술이다. 발레리나의 클래식 튀튀가 다리 선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도록 디자인 된 데는 미학적 이유가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처음엔 이를 단순 노출로 곡해하는 이들이 있었다. "발레하면 시집 못 간다"는 말이 돌았던 시절. 문훈숙 UBC 단장이 이젠 미소로 추억하는 때다. 문 단장은 "창단 40주년 역사를 정리하며 보니, 가슴이 다시 벅차올랐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Q : UBC의 불혹, 축하한다. 소감은. A : "한때 한국은 발레의 불모지로 통했지만 이젠 세계 정상이다. 무용수 시절, '세계 정상을 향하여'라는 문구가 연습실에 적혀있곤 했는데, 그 목표가 이뤄졌다는 게 감격스럽다. 한국 발레의 발전 과정은 UBC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눈물이 나온다. 1세대 임성남 국립발레단장 같은 분들께서 먼저 길을 뚫어주셨고, 그 길을 고속도로로 다져온 과정이 있었다." Q : 40년이라는 역사 동안 곡절도 많았는데. A : "초창기엔 무용수가 모자라서 당시 한국에 초빙돼온 (해외) 선생님들이 '한국에서 발레단 운영은 무리 아닌가'라는 걱정도 하시곤 했다. 발레는 매일 연습해야 하는데 1주일에 3~4회만 수업을 하는 일정밖에 주어지지 않아 실제 투쟁을 해서 바꾼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 당시 선생님들은 '모든 게 전투였다'고 표현하곤 했다. 최근의 팬데믹도 빼놓을 수 없다. 10개월 동안 공연을 못한 건 충격이었다. 그래도 정부 지원 등 덕에 버텨냈다. 무용수들에게도 고맙다." Q : UBC가 세계 발레계에 갖는 의미는. A : "'춘향'과 '심청'을 해외 무대에 올렸을 때, 관객들 반응이 떠오른다. 당시 공연 전엔 '한국인 특유의 무다리 체형으로 발레가 가능하겠느냐'거나 '한국적 소재는 발레와 안 어울린다'는 반응이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무대로 증명했다. 앞으로도 융복합 기술 등을 활용해 발레 장르의 외연을 넓혀가고 싶다. '코리아 이모션 정(情)' 처럼 한국적이면서도 새로운 작품을 계속 올리며 발전해나가려 한다." Q : 창작 발레 원동력은. A : "초창기엔 아무래도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 쪽 선생님들이 많이 와주셨고, (미국 발레의 아버지로 부리는 조지) 발란신의 '세레나데' '후 케어스(Who Cares?)' 등을 공연했다. 그러다 1990년대엔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과의 인연으로 제2의 도약을 했다. 이 모든 과정을 거쳤기에 한국만의 창작발레를 만들 수 있었다." Q : 무용수 vs 단장의 삶은. A : "무용을 은퇴하고 무대에서 내려오면 압박감이 덜할 줄 알았는데 정반대였다(웃음). 덜덜 떨릴 정도로 긴장된다. 무엇보다 기쁠 때는 무용수들이 호평을 받을 때, 슬플 때는 무용수들이 떠나갈 때다." Q : 50주년, 100주년의 UBC는 어떤 모습일까. A : "한국 발레가 1.0의 개척, 2.0의 성장 시대를 거쳐 이젠 3.0에 이르렀다. (국립발레단) 최태지 (전) 단장과 '언니' '동생'하며 같이 성장했던 시절도 떠오른다. 씨앗이었던 한국 발레가 나무로 우뚝 섰는데, 뿌리를 더 견고히 내릴 때다. 미국 역시 각 지역 발레단이 튼튼하기에 ABT와 뉴욕시티발레단(NYCB) 등이 탄탄한 것처럼, 민관이 함께 아름다운 상생과 협력을 통해 균형발전 하는 방법을 찾고 싶다." ━ 강미선 수석무용수 "UBC와 함께 성장해 행복" 지난달 16일, 유니버설발레단의 크고 작은 연습실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5월 10~12일 무대에 올리는 '로미오와 줄리엣' 연습 때문이다. 봄날이 무색하게 한여름 같은 열기가 가득했다. 금지된 사랑의 달콤쌉싸름함을 연기하는 강미선 수석무용수는 줄리엣 그 자체였다. 그는 발레단 스탭과 후배 무용수들에게도 인망이 두텁다. 연습 중에도 "40주년을 위해서라면"이라며 인터뷰에 응한 그의 미소는 수줍고도 밝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Q : 올해는 강 수석 UBC 입단 22주년이기도 한데. A : "태어난 해 바로 이듬해에 UBC가 생겼으니, 함께 성장하는 느낌이다. 선배들과 선생님들께서 잘 일구어 주셨기에 이렇게 춤 출 수 있어서 감사하다. 사실, 우리 무용수들은 발레단의 가장 마지막 결과물이다. 우리가 무대에 서기 위해선 무대 옆 어두운 곳에서 의상을 한땀한땀 손질해주시는 분들, 무거운 막을 이동해주시는 분들, 조명을 비춰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걸 항상 기억한다. 그런 분들의 노고가 없으면 무용수도 없다. 40년 세월 동안 무대 안팎에서 땀흘리신 분들께 감사하다." Q : 위기도 있었을 터다. A : "아무래도 팬데믹 시기다. 2년 넘게 무대에 설 수 없다는 것,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없어진다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체감했는데, 그런 감정은 처음이었다. 학교 때부터 발레와 한 순간도 떨어진 적이 없는 삶을 살았는데, 한순간에 이렇게 되다니 공허했다. 무용수라는 존재에 대해 돌아본 계기도 됐고, 관객과의 만남이 소중하다고 한층 더 느꼈다. 무대와 관객이 없다면 무용수인 우리도 없다." Q : UBC 무용수로서 느끼는 바는. A : "해외 무대에 나갈 때마다 특히 UBC만의 한국 발레에 대한 자부심을 느낀다. '심청'과 '춘향'을 출 때 자랑스럽고 행복하다. 한국만이 만들 수 있는 독창적 작품이면서도 아름다운 발레를 레퍼토리로 갖고 있다는 것이 자부심이다. 더 많이 알려질 수 있으면 좋겠다." Q : 선후배 동료들이 유독 신뢰하는데. A : "제가 훌륭해서가 아니라, 발레단 무용수 모두가 다들 착하고 열심히 한다.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걸 못 견디고, 꾸준히 성실히 몰두하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배운다. 오래 무대에 서다보니 가끔 타성에 젖을 때가 있는데, 열심인 후배들을 보며 스스로를 채찍질하게 된다. 서로 응원하고, 간식거리 등 작은 선물들 서로 챙겨주는 따스한 모습이 좋다. 동료가 아니라 형제자매 같다." Q : 무대에의 열정을 잃지 않게하는 원동력은. A : "관객들의 환호다. 모든 무용수가 같은 답을 하지 않을까. 무용수들은 자기만족을 할 수 없는 존재다. 그렇지만 꾸준히 연마한 것을 무대에 보여드릴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갈채를 보내주실 때 벅찬 희열을 맛본다. 관객께 모든 걸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보답받을 때, 무엇보다 보람이 크다. 출산 직후 무대에 섰을 때 그 감격은 극에 달했다." Q : 브누아 드 라 당스도 수상했는데, 한국 관객과 정부 등에 바라는 바는. A : "민간 발레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조금 더 적극적 지원을 해주시면 바랄 게 없겠다. 차세대를 위해서도 그렇다. 인재들이 계속 배출되는데 설 수 있는 무대는 한정적이니, 아쉽다." 전수진(chun.sujin@joongang.co.kr)

2024-05-01

푸바오 동생 볼까, 루지 타러갈까…어른도 설레는 어린이날

어린이날을 앞두고 레저업계는 늘 고민에 빠진다. 어떤 놀 거리로 어린이를 즐겁게 해줄까. 올해 어린이날도 테마파크와 리조트는 온갖 놀 거리로 풍성하다. 헬로키티 같은 캐릭터를 만나는 축제부터 눈이 휘둥그레지는 마술 쇼와 조선 시대 직업 체험까지, 전국 테마파크·리조트의 어린이날 연휴 이벤트를 모았다. ━ 뚝딱이 아빠를 아시나요 헬로키티·마이멜로디 등 유명 캐릭터가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 집결했다. 다음 달 16일까지 진행하는 튤립축제를 위해 국내 최초로 일본 캐릭터 회사 ‘산리오’와 손을 잡으면서다. 온갖 꽃이 만발한 포시즌스 가든에 7개 캐릭터를 전시했고, 기념품 260여 종도 판매한다. 푸바오는 중국으로 갔지만, 에버랜드에는 아직도 판다가 산다. 판다 월드를 방문하면 쌍둥이 아기 판다 루이바오와 후이바오를 볼 수 있다. 3~6일 에버랜드 정문에서 입장객 1만명에게 날마다 쌍둥이 판다 배지를 증정한다. 롯데월드는 4~5일 가든 스테이지에서 ‘어린이 만만세’ 행사를 연다. EBS ‘모여라 딩동댕’에서 ‘뚝딱이 아빠’ 캐릭터로 활약한 방송인 김종석씨가 사회를 맡아 마술과 마임쇼, 어린이가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롯데 아쿠아리움은 오는 19일까지 매일 오후 12시와 2시 상어 복장을 한 아쿠아리스트가 손님을 반기는 ‘수중 웨이빙’ 행사를 한다. 4, 5일에는 해마·게 같은 수중생물 캐릭터와 사진도 찍을 수 있다. 개장 50주년을 맞은 용인 한국민속촌은 4~6일 ‘조선 어린이날 직업 박람회’를 진행한다. 조선 시대의 여러 직업을 어린이가 직접 체험해보는 행사로, ‘역관(통역관)의 행운 수입품 찾기’ ‘매분구(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그림 교실’ 등이 마련됐다. 강원도 춘천 남이섬은 4~6일 스탬프 투어 이벤트를 벌인다. 무료로 제공한 엽서에 섬 곳곳에 숨겨진 동물 도장을 모두 찍어 제출하면 집으로 선물을 보내준다. 비눗방울 묘기와 퓨전국악밴드 연주 등 다양한 볼거리와 공연도 준비했다. ━ 물놀이 즐기고 요리 배우고 아이와 함께 리조트를 방문해도 즐길 거리가 다채롭다.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는 새로 단장한 스카이 스탠다드 패밀리 객실에 투숙하면 워터파크 ‘블루캐니언’ 입장권 또는 ‘루지랜드’ 이용권을 준다. 치킨과 피자 한 세트도 제공한다. 투숙 기간은 다음 달 5일까지로, 예약은 오는 7일까지 마쳐야 한다. 어린이날 당일에는 영화 캐릭터와 기념 촬영, 가족 참여 명랑운동회, 라이브 공연도 진행한다. 아이가 ‘코코몽’ 캐릭터를 좋아한다면 강원도 고성이 제격이다. 고성 켄싱턴리조트 설악비치는 4~5일 체크인 시간에 맞춰 코코몽과 기념사진을 찍는 ‘떴다! 코코몽’ 이벤트를 진행한다. 켄싱턴의 전문 액티비티팀 ‘케니’와 함께 조개 보물찾기, 페이스 페인팅 등을 체험하는 스탬프 투어는 선착순 10개 팀에게만 기회를 준다.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도 5월 한 달간 다양한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리조트 내 생태 하천에서 자연을 배우는 ‘자연아 놀자’,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쿠킹 클래스 ‘요리야 놀자’가 대표적이다. 이달 1일 시작한 ’패밀리마켓’은 다음 달 16일까지 진행한다. 아이와 함께 그림 그리기, 목공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으며 수공예품 구매도 가능하다. 전북 부안의 소노벨 변산 리조트는 4~6일 어린이에게 색칠 놀이용 키트를 제공하고, 워터파크 ‘오션 플레이’를 이용하면 간식을 준다. 최승표(spchoi@joongang.co.kr)

2024-05-01

尹 만난 이재명, 이들부터 찾아갔다…유튜브 막말로 큰 '혁신회의'

지난달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친 뒤 만난 건 당 지도부가 아니었다. 이 대표는 강성 친명계 모임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와의 만찬이 열린 여의도의 한 식당으로 향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리 혁신회의가 22대 국회에서 꼭 성과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4·10 총선에서 당선자 31명을 배출하며 민주당 내 ‘신(新)주류’로 등극한 혁신회의의 위상이 고스란히 드러난 장면이다. 지난해 6월 친명계 원외 조직으로 발족한 혁신회의가 민주당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혁신회의 약진에는 친명 유튜브가 결정적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혁신회의 출범식부터 ‘새날’(현재 구독자 99만명)과 ‘박시영tv’(51만), ‘서승만tv’(22만) 등이 생중계했고, 이후 혁신회의 멤버들은 이들 유튜브에 단골 출연자로 인지도를 높였다. 혁신회의-친명 유튜브의 협업은 이재명 대표의 단식, 체포동의안 가결이 이어진 지난해 9월 정점을 찍었다. 당시 혁신회의 멤버들은 “이 대표를 지키자”며 앞다퉈 동조 단식을 선언했다. “민주당 의원 전원이 동조 단식하라”라고도 압박했다. 이런 과정이 유튜브에 중계되자 강성 지지층은 열광했다. 체포동의안 가결 때는 혁신회의 멤버들이 가결표를 던진 의원을 “매국노”라고 단정지으며 이 대표 방어에 총력을 기울였다. 혁신회의가 “부화뇌동했던 기득권 세력을 공천혁명으로 이겨냈다”고 자평하는 ‘비명횡사’ 공천 역시 친명 유튜브가 판을 깔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혁신회의와 유튜브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촉구해 온 의원평가 하위 20%에 대한 ‘페널티 확대’는 결국 공천 룰에 반영됐고, 박용진·윤영찬 등 비명계를 탈락시키는 요소로 작동했다. 경선 과정에서 비명계 현역 지역구에 나서는 ‘자객’ 역할을 자임한 건 혁신회의 멤버였다. 비명계의 한 의원은 “현안이 생기면 혁신회의 멤버가 곧바로 유튜브에 출연해 전광석화처럼 지지층 여론을 움직였다”고 했다. 이처럼 혁신회의와 친명 유튜브는 단순한 공생 관계가 아니라 한몸처럼 움직였다. 결국 혁신회의는 4·10 총선에 후보자 50명을 배출했고, 그중 당내 경선을 거쳐 31명의 최종 당선자를 냈다. 당내에선 “22대 국회에선 혁신회의가 민주당 전체를 이끌어 국회를 주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9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회의의 ‘총선 평가 및 조직 전망’ 간담회부터 그런 모습이 엿보였다. 이날 행사장엔 국회의장 출마를 선언한 조정식·추미애·우원식·정성호 당선인은 물론,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단독 출마한 박찬대 의원까지 참석했다. 박 의원은 인사말에서 “국회의장 후보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이 자리에서 여러분께 표를 구하고 있으니, 혁신회의가 얼마나 대단한가”라고 추켜세웠다. 혁신회의 상임대표인 김우영 당선인은 총선 결과에 대해 “‘비명횡사’니 뭐니 했지만, 국민 분노가 총선에 분출돼 압도적 승리로 이어졌다”며 “무기력증과 계파 세습을 타파하려는 도전 정신이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성추행 의혹 등 논란 끝에 총선 출마를 접었던 강위원 혁신회의 공동대표는 “조직을 확대해 6월 1일 ‘2기 혁신회의’를 출범시키기로 했다”며 “조만간 이 대표의 연임 관련 의견이나 국회의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는 등 날카로운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했다. 혁신회의는 향후 원내·원외 투트랙으로 조직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원내 31인을 중심으로 ‘협력 의원단’을 조직해 원외 멤버들과 정책·법안을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원외에서는 풀뿌리 지역 조직과 직능·부문별 조직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강위원 대표는 통화에서 “당원들이 댓글 달고 투표하는 수준을 넘어 혁신회의 소속으로 활발한 정치 활동을 하게끔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이원혁 혁신회의 대변인은 “우리는 조직된 당원 2000명이 모인 최대 계파”라고 했다. 사실상 ‘당 내 당’으로 역할하겠다는 의미다. 혁신회의 측은 조직 정체성에 대해 “이재명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모인 조직”(혁신회의 관계자)이라고 강조한다. 그만큼 ‘이재명 친위대’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강위원 대표는 지난달 29일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4번째 집권은 ‘이재명 정부’의 개막이어야 한다”고 했고, 1일 통화에서도 “우리 목표는 이재명으로 정권 교체”라고 했다. 민주당의 선봉대 역할도 자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혁신회의는 “그간의 민주당은 180석을 갖고도 검찰개혁, 언론개혁 등 촛불 개혁의 적기를 놓쳤다”고 했다. 지난달 29일 행사에서도 “가짜뉴스로 여론을 조작하는 부분을 제어하자”(양문석)라거나 “검찰 독재에 의해 보복 응징을 당하는 이재명을 구해내자”(김우영) 등을 강조했다. 다만 ‘신주류’라는 평가에는 “과하다”라고 손을 내저었다. 강위원 대표는 통화에서 “혁신회의 멤버는 지평이 넓고 의견이 다양하기에, ‘민주주의 4.0’(친문계)이나 ‘더좋은미래’(86그룹 주축 모임) 등과 비교하기 어렵다”며 “우리가 세 보이는 건 ‘존경하는 의원님’ 같은 미사여구를 생략하고, 특정인과의 관계가 경직될 걸 각오하면서 시민의 문법으로 강하게 얘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혁신회의를 기반으로 한 ‘이재명 일극 체제’가 이 대표의 대선 플랜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친명 주도하는 정치 이슈에만 경도되면 대선에서 중도층이 떨어져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유튜브에서 강성 발언을 쏟아내는 혁신회의가 결국 이 대표의 발등을 찍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양문석 당선인은 지난해 3월 ‘김성수TV 성수대로’에서 “저들은 도려내야 할 고름이고 밟아 죽여야 할 바퀴벌레”라고 비명계를 원색적으로 비난했었다. 김우영 당선인도 강병원 의원을 겨냥해 “어린놈의 자식”이라고 공격했다. 김준혁 경기 수원정 당선인이 과거“김활란은 미군정 시기에 이대생을 미 장교들에게 성 상납시켰다”고 발언한 곳도 친명 유튜브(김용민tv)였다. 혁신회의 당선자 누구? 대장동 변호사, 캠프 출신, 성남·경기파 혁신회의 당선자 31명은 친명계 중에서도 핵심 친위대다. 22대 국회 시작이 한 달 가량 남았지만 이미 당 요직에 임명된 이들이 적지 않다. 김우영 공동대표는 이 대표를 가까이서 보좌하는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임명됐다. 재선에 성공한 민형배 의원과 강득구 의원도 각각 당 전략기획위원장, 수석사무부총장을 맡게 됐다. 이 대표의 인적 네트워크는 혁신회의 소속 당선자 명단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사법리스크 전반을 변호해 온 ‘대장동 변호사’ 5인방이 혁신회의 소속이다. 박균택·양부남 당선인은 이 대표 변호인을, 김동아·이건태 당선인은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변호인을 맡았다. 김기표 당선인은 또 다른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변호인이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경기지사일 때부터 가까이서 보좌했던 ‘성남-경기라인’은 혁신회의의 또 다른 축이다. 이재강(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안태준(경기주택공사 부사장), 윤종군(경기도청 정무수석), 조계원(경기도청 정책수석) 당선인이 혁신회의 멤버다. 경기도 청년비서관 출신으로 대선 때부터 이 대표의 수행비서를 맡았던 모경종 당선인도 혁신회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21년 대선 경선 캠프인 ‘열린캠프’ 멤버도 대거 혁신회의에 포함돼 있다. 당시 상황부실장을 지낸 김현정 당선인과 현장 대변인 역할을 도맡았던 정진욱 당선인은 혁신회의를 거쳐 22대 국회에 입성했다. 총선 막판 ‘편법 대출’ 논란이 불거졌던 양문석 당선인도 열린캠프 지역위원장 출신이다. 김정재.손국희(kim.jeongjae@joongang.co.kr)

2024-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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